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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일요일, HIDE Lab 석·박사 연구원들이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이번 ‘디자인 트립’의 목적지는 광주.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우리 연구실의 로봇 Hobbi와 H1이 전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비엔날레 제4전시실의 주제는 ‘포용디자인과 미래(Inclusive Future)’. 로보틱스, 인공지능, 자연, 웰빙이라는 키워드 아래, 기술과 디자인이 모두를 위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Hobbi와 H1이 관람객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연구원들 모두가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실험실에서 고민하고 만들어온 결과물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디자인’의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났습니다. 특히 Hobbi는 인간의 생활 속으로 다가가는 감성형 로봇, H1은 로봇의 움직임과 표현을 통해 ‘공감’이라는 개념을 시각화한 프로젝트로, HIDE Lab이 추구하는 Physical UX와 Human–Robot Interaction의 철학이 그대로 담긴 작품입니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그 경계에서, 우리 연구실의 연구가 하나의 전시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전시장을 돌아본 뒤, 오후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향했습니다. 도시 한가운데에 숨겨진 듯 자리한 ACC는 마치 ‘광주의 시크릿 가든’ 같았습니다. 겉으로는 낮고 조용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다양한 전시, 공연, 워크숍이 끝없이 이어지는 복합문화공간이 펼쳐졌습니다. 홍익대 유현준 교수님의 말처럼, ACC는 “건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건축물”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형태 속에서도 사람들의 움직임, 관계, 그리고 순간적인 이벤트가 공간의 표정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연구원들은 각자 흩어져 공간을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작은 카페에 앉아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건축이 사람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광주 디자인 트립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디자인이 사람과 공간, 기술을 어떻게 잇는가’를 몸으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비엔날레 전시장에서 기술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보았고, ACC에서는 공간이 사람을 품는 방식을 배웠습니다. 연구원들은 돌아오는 길에 “이런 트립을 자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었습니다. 연구와 실험이 실내에서 이루어진다면, 이런 여정은 우리가 다루는 ‘디자인의 세계’를 실제로 체험하는 또 하나의 연구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여행은 HIDE Lab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 [인간 중심의 융합디자인, 공감하는 로봇, 물리적 경험의 확장]을 다시금 확인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실험실을 벗어나 세상 곳곳에서, 디자인의 미래를 탐험하는 여행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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