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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디자인’에서 ‘설득되는 디자인’으로, BKID 인턴, 박승민 (HIDE Lab 7기 학부연구원)
  • 작성자 hide
  • 조회수 25
2025-12-14 17:33:47

안녕하세요. HIDE Lab 7기 학부연구원 과정을 마치고 현재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BKID에서 제품디자인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승민입니다. 이번 회고를 통해 6개월간의 연구실 경험이 제 관점과 역량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현업으로 이어지기까지 어떤 연결고리가 되었는지를 정리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글이 산업(제품) 디자인 분야를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동료 및 후배 여러분, 그리고 HIDE Lab에 관심을 두신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은 학부 졸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산학 협력, 연구실 활동, 사이드 프로젝트, 취업 준비까지 동시에 진행하며 뒤돌아볼 틈 없이 달렸던 한 해였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저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개념을 실제 맥락에 적용해보고,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구현해내는 가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동시에 지나치게 몰입해 달리다 보니 건강의 중요성도 크게 체감하게 되었고, 건강이 있어야 다음 계획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연구실과의 인연은 LG전자 산학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전공의 학부생들이 한 팀이 되어 하나의 디자인 솔루션을 완성해 나가는 경험은 제게 큰 성취감으로 남았고, 그 감각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어 HIDE Lab 7기 학부연구원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실 활동을 하며 제가 가장 크게 바뀐 지점은 제품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이었습니다. 이전의 저는 산업 디자인을 스타일링, 즉 형태를 예쁘게 만드는 일에 가깝게 생각했지만, 연구실에서는 스타일링뿐 아니라 엔지니어링(설계)적 관점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제약 조건을 해석하며 구현 가능성과 사용자 경험까지 함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타일링은 감으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사고 과정과 근거가 있을 때 비로소 설득력 있게 빛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HIDE Lab에서 저는 ‘이유 있는 디자인’이라는 원칙 아래 형태, 비례, R값(곡률), CMF 등의 요소를 단지 보기 좋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선택이 필요한지, 어떤 사용 시나리오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전체 시스템과 어떤 균형을 이루는지까지 설명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만든 결과물을 설명할 때 막연함이 남아 어려움을 느끼곤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결과물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논리와 근거의 구조가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품 디자이너로서 제게 큰 자산이 되었고, 포트폴리오에도 점차 녹아들면서 단순히 보기 좋은 결과물을 쌓는 것을 넘어 문제 정의, 의사결정의 근거, 구현과 검증의 흐름이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제 작업은 한 단계 더 설득력을 갖추게 되었고, 제가 곧바로 현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처럼 구조화된 사고와 설명 가능성 덕분이었다고 느낍니다.

저는 원래 소극적인 편이어서 도전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연구실의 역동적인 분위기와 팀원들의 적극적인 태도는 제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고, 정부 및 기업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수행과 학술대회 참여 경험은 제가 익숙한 방식에 머무르지 않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학습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검증하는 습관이었습니다. 개념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가능한 형태로 만들고 실제 맥락에서 점검하며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 나가는 반복이 제품 디자이너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결과적으로 연구실에서의 프로젝트 경험은 제약 조건 속에서 판단하고,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근거를 만들며, 끝까지 구현해 내는 태도라는 점에서 현업에서 요구하는 업무 방식과 매우 가까운 훈련이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당시 7기 활동을 함께 했던 모든 연구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서로의 태도와 고민이 저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함께 고민해준 시간들이 제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또한 박기철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HIDE Lab에서 보낸 6개월과 올 한 해는 디자이너로서의 성장을 이룬 시간인 동시에, 너무 열심히 달리다가 건강의 소중함도 함께 깨달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HIDE Lab은 저에게 디자인을 잘하는 법 이전에 디자인을 제대로 하는 태도를 배우게 해준 곳이었고, 앞으로 현업에서도 이 경험을 기반으로 더 설득력 있고 책임감 있는 제품 디자이너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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