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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IDE Lab. 8기 학부연구원 최민준입니다.
처음 HIDE Lab.에 지원서를 냈던 가장 큰 이유는 학교에서 배우는 디자인과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디자인 사이에 어떤 흐름과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산업체와 협력해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실이라면 아이디어가 기업의 요구와 맞닿아 어떻게 현실화되는지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 호기심은 한 학기 내내 제 열정을 끌어올렸고, 연구실에서 진행된 다양한 과정을 통해 충분히 해소되었습니다.
학기 동안 저는 UX 리서치, CMF(Color, Material, Finish), 메커니즘 설계 등 서로 다른 분야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으로 발산하고,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며, 스케치와 시나리오 보드로 콘셉트를 시각화하고, 3D 모델링과 간이 목업으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전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한마디가 설득력 있는 디자인 근거로 바뀌는 순간도 있었고, 초기 가설이 실험 단계에서 무너져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학교 과제가 학습을 위한 사례라면, 실무 프로젝트는 실제 시장과 사용자를 만나는 제품·서비스라는 차이를 몸으로 느낀 셈입니다.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저는 ‘팀 안에서 내가 맡을 수 있는 고유한 포지션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몰두했습니다. 다양한 전공자가 모인 팀에서 핵심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복잡한 기술 개념을 스케치나 보드로 빠르게 번역해 보여주는 일이 제 강점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막연히 ‘디자인을 잘하고 싶다’는 목표를 넘어, 나의 관점과 역량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삼성전자 인턴 면접에서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최종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심에 두고, 가설–실험–피드백을 반복하며 의사결정한 흐름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특히 콘셉트 A와 B 중 A를 선택하게 된 판단 근거, 팀 내 갈등을 어떻게 중재했는지, 사용자 테스트에서 어떤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후 설계를 어떻게 수정했는지 등을 수치와 인사이트로 제시했습니다. 면접관분들은 과정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기록한 태도를 높이 평가해 주셨고, 이는 최종 합격으로 이어졌습니다.
HIDE Lab.이 특별했던 이유는 따뜻하고 수평적인 문화 덕분이기도 합니다. 교수님, 박사님은 물론 석사 선배님들과 학부연구원 동료들까지 서로의 리소스를 아끼지 않고 공유해 주었고, 학년이나 직위보다 아이디어의 품질을 우선시하는 분위기에서 누구든 자유롭게 질문과 제안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실패를 ‘데이터’로 바라보며 실험을 장려하는 문화 덕분에 매일 연구실 문을 열 때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배우고 시도할까” 하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첫째, 호기심을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꾸면 실행이 뒤따릅니다. 둘째, 회의 기록·실패 기록·사용자 멘트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히 남겨 두면 서류나 면접에서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셋째, 기계·재료·전기 등 다른 전공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융합형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넷째, 종이 모형이든 3D 프린팅이든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어 손으로 생각해 보면 학습과 검증이 동시에 이뤄집니다. 다섯째, 포트폴리오는 화려한 결과물보다 문제 정의부터 시행착오, 개선의 흐름이 살아 있어야 스토리로 설득력을 얻습니다.
짧지만 밀도 높았던 한 학기 동안 저는 실무형 사고방식, 협업 노하우, 그리고 스스로의 역할 인식이라는 세 가지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같은 꿈을 품은 후배 여러분도 HIDE Lab의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호기심을 마음껏 실험하고,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며,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경험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선배로서 경험을 나누고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니 주저 말고 문을 두드려 주세요.
여러분의 여정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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