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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자인학회 봄 국제학술대회 - 로보타이즈드 홈 기반 집밥 경험을 위한 밀키트 플랫폼 디자인 제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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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7 00:18:39

[로보타이즈드 홈 기반 집밥 경험을 위한 밀키트 플랫폼 디자인 제안] 이재호, 강주연, 강다영, 박기철

Reviewed by 이재호 석사연구원

 

본 연구는 미래의 로보타이즈드 홈(Robotized Home) 환경을 가정하고, 가정 내 노동이 점차 자동화되는 시대에 집밥 경험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프로젝트이다. 최근 주거 환경은 스마트홈을 넘어 로봇과 가전, 서비스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주방은 조리, 세척, 식재료 관리, 식사 준비 등 다양한 가사노동이 집중되는 핵심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주방 자동화는 주로 조리 시간 단축이나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어, 집밥이 지닌 정서적 의미와 관계적 경험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배달음식과 밀키트는 조리 부담을 줄여주고 식사 준비 시간을 단축한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식생활에 중요한 대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배달음식은 사용자가 식사 준비 과정에서 거의 완전히 배제된다는 한계가 있으며, 밀키트 역시 조리 과정을 간소화하긴 하지만 여전히 재료 손질, 조리 순서 확인, 불 조절, 세팅, 정리 등 사용자의 물리적·인지적 노동을 요구한다. 또한 식재료를 선택하고, 식탁을 차리고, 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집밥의 정서적 경험까지 충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이에 본 연구는 “어떻게 하면 30~40대 무자녀 맞벌이 부부가 번거로운 노동 없이도 집밥 식사 경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HMW(How Might We)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연구 과정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식사 경험과 라이프스타일, 미래 주방 환경, 밀키트 시장의 변화, 가정 내 자동화 기술의 흐름을 함께 분석하였다. 특히 30~40대 무자녀 맞벌이 부부는 경제적 소비 여력은 있으나 평일 식사 준비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고, 외식이나 배달에 의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집에서 함께 식사하는 안정감과 정서적 만족을 원한다는 특징을 보였다. 이를 통해 집밥 경험의 핵심 가치는 단순히 직접 요리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식사를 선택하고 차림에 참여하며 함께 식사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관계성과 일상성에 있음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모든 조리 과정을 직접 수행하지 않더라도 집밥을 준비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Zero-Labor 기반 집밥 경험 플랫폼을 제안하였다. 여기서 Zero-Labor는 사용자의 참여를 완전히 제거하는 개념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피로도가 높은 조리 노동은 시스템이 대신 수행하고, 사용자는 식사의 취향과 구성, 분위기, 관계적 경험에 집중하도록 돕는 개념이다. 즉 사용자는 최소한의 선택과 세팅만 수행하고, 복잡한 조리 과정과 시간 관리, 조리 순서 판단, 재료 투입, 온도 조절 등의 과정은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조리 노동은 줄이되, 집밥이 가진 참여감과 정서적 가치는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제안된 시스템은 모듈형 밀키트와 전용 조리 디바이스로 구성된다. 사용자는 메인 재료, 부재료, 소스 카트리지를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조합하여 식사를 구성할 수 있다. 각 모듈은 표준화된 형태와 정보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시스템은 바코드 인식을 통해 재료의 종류, 조리 시간, 조리 온도, 투입 순서, 소스 배합 등을 자동으로 파악한다. 이후 전용 조리 디바이스는 최적의 조리 프로토콜을 실행하여 사용자가 별도로 레시피를 확인하거나 조리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식사가 완성되도록 한다.

이 플랫폼의 중요한 특징은 자동화 기술을 사용자의 경험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경험의 질을 높이는 기반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조리의 전 과정을 수행하지 않지만, 어떤 식사를 먹을지 선택하고, 재료 조합을 구성하며, 식탁에 음식을 차리는 과정에는 여전히 참여한다. 이를 통해 배달음식처럼 완성된 결과만 소비하는 방식과 달리, 집밥을 준비하고 함께 나누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은 개인의 취향, 식사 빈도, 선호 재료, 건강 조건,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축적하여 향후 맞춤형 식단 추천이나 부부 간 식사 경험 조율로 확장될 가능성을 가진다.

본 연구는 가전의 자동화를 단순한 효율 향상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특히 미래의 로보타이즈드 홈 환경에서 주방은 단순히 조리 기능을 수행하는 장소가 아니라, 로봇과 가전, 밀키트 플랫폼,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연결되어 사용자의 일상 경험을 재구성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또한 집밥의 가치를 노동의 관점이 아니라 관계, 참여, 정서적 만족의 관점에서 재정의함으로써, 자동화 시대에도 인간적인 식사 경험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학회 후기]

지난 2026년 6월 6일 한국공학대학교에서 개최된 2026 한국디자인학회 봄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연구 포스터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히 프로젝트 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연구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공유해 볼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디자인 결과물의 완성도나 컨셉의 흥미로움에 집중했다면,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연구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 사용자의 실제 니즈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제안한 디자인 솔루션이 어떤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도출되었는지를 보다 깊이 있게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문제 정의부터 사용자 분석, 인사이트 도출, 컨셉 제안, 시스템 구성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과정 전반을 다시 검토하였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편리한 밀키트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에 집중했지만, 연구를 정리하면서 단순한 편의성보다 중요한 것은 집밥이 가진 정서적 가치와 관계적 경험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디자인 연구에서는 결과물 자체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이 왜 필요한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기존 방식과 무엇이 다른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포스터를 제작하고 발표를 준비하며 연구의 핵심 내용을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에는 연구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중심에 두고 어떤 내용을 덜어낼지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의 핵심 메시지를 간결하게 구조화하는 능력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단순히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청중이 연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문제, 인사이트, 제안, 의의를 연결해 설명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연구자와 학생들의 발표를 직접 듣고, 연구 내용을 이해하며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학술대회 현장에서는 각기 다른 전공과 관점을 가진 연구자들이 제품, 서비스, 공간, 사용자 경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디자인 연구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이를 보며 디자인 연구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과 사회적 변화, 기술의 가능성을 함께 해석하고 제안하는 확장된 실천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관람객의 입장이 아니라, 발표자로서 제 연구를 설명하고 다른 연구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한 명의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는 제가 미처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할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로보타이즈드 홈이라는 미래 환경을 전제로 한 만큼, 실제 구현 가능성이나 사용자의 수용성, 기존 밀키트 서비스와의 차별성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은 연구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이후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른 연구자들의 문제 접근 방식과 연구 방법론을 접한 것도 큰 배움이었습니다. 어떤 연구는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게 해석하고 있었고, 어떤 연구는 사용자의 행동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디자인 기회로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단순히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더 깊이 있게 분석하고, 사용자와 맥락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며, 제안의 타당성을 설득력 있게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직접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현재 연구의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의 강점은 미래 주방과 로보타이즈드 홈이라는 기술적 변화 속에서도 집밥의 정서적 가치를 유지하려 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향후에는 실제 사용자 시나리오를 더 구체화하고, 프로토타입의 사용 흐름을 검증하며, 서비스 운영 모델과 식재료 유통 구조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연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연구를 수행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피드백을 통해 연구를 발전시키는 능력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사용자와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하며,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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